-
트럼프의 후퇴와 중국의 부상: 미국 세계 리더십의 위기
“트럼프의 후퇴와 중국의 부상: 미국 세계 리더십의 위기” “Trump Forfeits U.S. Global Leadership at Americans’ Expense and to China’s Gain” 저자 Michael Clark 발행 기관 미국 CAP(Center for American Progress) 발행일 2025년 4월 17일 출처 바로 가기 2025년 4월 17일 미국 Center for American Progress(CAP)의 「Trump Forfeits U.S. Global Leadership at Americans’ Expense and to China’s Gain」은 트럼프의 후퇴와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의 세계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집권 이후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면적으로 약화시키는 정책들을 단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그동안 유지해 온 국제적 영향력과 외교적 입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반면, 중국은 이 공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세계질서를 재편할 기회를 얻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단지 국제질서 차원에서의 패권 경쟁에 그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미국 국민의 안전과 번영, 그리고 미국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민주주의적 가치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이 칼럼의 핵심 논지이다. 트럼프는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약화하고, 다자기구에서 탈퇴하며, 외교기관과 원조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미국의 외교적 기반을 해체하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 자산을 후퇴시킴으로써, 오히려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트럼프를 “트럼프 건국(川建 )”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미국의 세계 리더십을 약화하고 중국의 외교적 지위를 높이는 인물로 평가하는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은 경제적으로도 자충수를 두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는 미국 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비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동맹국들과의 공조 없이 단행된 일방적 통상 조치는 미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렸고, 그 결과 일본, 한국, 유럽연합(EU), 인도 등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이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대외 영향력 확대를 부추긴 셈이 되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은 트럼프의 정책으로 인해 점차 뒤처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등 미래기술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이민제한과 추방정책을 통해 해외 우수 인재 유입을 막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기술우위 기반을 약화하는 조치이며, 중국은 오히려 문호 개방과 적극적인 인재 유치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서 이민한 중국계 과학기술 인재에게 투자하고 포용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미국이 잃고 있는 역량을 흡수하고 있다. 외교 네트워크의 축소와 원조 삭감은 미국의 국제적 도덕성과 영향력을 더욱 심각하게 약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무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미국의 해외 외교공관을 폐쇄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그 결과 미국은 인도적 위기와 기후변화, 보건 위기 대응에서 발언권을 잃고 있다. 미얀마 대지진 당시 미국은 200만 달러의 원조만을 약속한 반면, 중국은 1,400만 달러의 지원을 제공하며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 개발원조 전략이 무너지면서, 중국의 권위주의적 원조 모델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내정 불간섭’ 원칙은 자국의 인권 탄압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권위주의 동맹국을 정당화하는 전략적 방패로 기능하고 있다. 트럼프의 외교적 후퇴는 이러한 중국의 행동을 견제할 수 있는 국제규범 수호자로서 미국의 기능을 무력화시킨다. 특히 미국이 운영해 온 VOA(미국의 소리), RFA(자유아시아방송) 등 해외 공공언론기관이 위축되는 가운데, 중국의 CGTN과 신화통신 등 국영언론은 글로벌 여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 유엔인권이사회 등에서 탈퇴하고,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파리협정 이행을 거부하며 미국의 다자적 협력 기반을 붕괴시켰다. 이로 인해 중국은 유엔 산하 기구 내 지도력 강화, 개발도상국 대상 영향력 확대, 그리고 국제규범 재편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의 결정은 공공보건과 기후위기 등 전 지구적 협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하고, 중국 중심의 대안 질서 형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 글은 트럼프의 외교적 고립주의와 권위주의적 정책들이 미국의 글로벌 입지를 약화하는 동시에, 중국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단지 미국 정부의 전략 실패가 아니라, 미국 국민의 삶과 안전, 경제적 번영, 민주주의적 가치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의 팬데믹, 전쟁, 기후위기, 기술혁신의 시점에서 미국이 국제적 결정의 테이블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경고한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최신중국동향 -
당과 인민: 분절과 통합의 변증법
2025년 5월호 인차이나브리프-저자노트는 『당과 인민(The Party and the People)』의 역자인 박우 교수의 글을 실습니다. 브루스 딕슨이 쓴 『당과 인민』은 중국 공산당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분석서로, 단순한 권위주의 국가의 일방적 억압 구조가 아니라, 당과 인민의 상호작용 속에서 정당성과 통치력을 유지하는 중국 정치의 복합적 메커니즘을 탐구합니다. 박 교수는 중국의 자유주의적 민주화에 대한 외부의 낙관론을 비판하며, 억압과 협력, 권위와 친밀함이 교차하는 당-사회 관계의 복합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며, 권위주의 체제 내부의 제도와 사회적 긴장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것을 제안합니다. » 중국의 (자유주의적) 민주화를 점치는 건 시간 낭비 중국의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경제성장이 곧 정치적 민주주의로 이어진다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가 찾아올 거라는 말은, 서구 국가들 몇몇 사례에 근거한 일반화에 불과하다. 중국의 역사를 돌아볼 때 그런 단선적인 경로를 따르지 않을 거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서구 이론에 중국을 끼워 맞추려는 습관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대한 민주화의 개인적 (또는 이념적) 염원을 그대로 분석에 투사하는 태도다. 그러다 보니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매번 엇나간 해석이 반복된다. 지금 필요한 건 예언이 아니라 관찰이고, 희망이 아니라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세계 곳곳에서 정권이 바뀐 사례들을 보면, 권위주의가 무너진 자리에 민주주의가 들어선 게 아니라, 또 다른 권위주의 체제가 자리 잡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렇기에 한 체제에 대해 ‘민주화될까?’라는 질문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대신 우리는 정권의 취약성, 통치의 기반, 대중의 반응과 일상의 감각들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매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수전에서 살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중국의 민주주의라는 이상을 믿는 것보다 중국 내부의 조건, 제도, 정치문화, 사회적 균열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억압하면서 호응하고, 갈등하면서 협력하며, 권위주의적이면서도 친밀한 중국의 국가(당)-사회(인민)관계의 대립쌍(또는 변증법)이 중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이 세 개의 대립쌍에서, 각 대립쌍의 앞부분이 기존 중국에 대한 통념이었다면, 대립쌍의 뒷부분에 대한 이해가 시급하다. 중국의 국가-사회 관계는 단순한 평면이 아니라 수직적 및 수평적으로 분절되었다. 총체로서 국가를 구성하는 통합적 요소들의 관계를 발견하고, 이 관계들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해하다 보면 중국이 나아갈 길들이 보일지 모른다. 아래에 당과 인민 관계의 몇 가지 현상을 이 분석 틀로 보도록 하자. »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에 이르는 다섯 세대 지도자들의 우선순위를 검토하면,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당과 국가의 관계를 조정하고 체제의 정당성을 구성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각 시대의 지도자들은 체제 내에서 어떤 유형의 정치 엘리트를 우대할 것인가, 그리고 당과 국가 행정기구 간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따라 서로 다른 정치적 균형을 형성했다. 예컨대 마오 시기에는 이념적 충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홍색 인사’가 중심이었다면, 덩샤오핑 이후 경제 발전이 주요 과제가 되면서 ‘기술관료’들이 점차 부상했다. 이후에도 정치 지도자들은 기존 계보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균형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권력 기반을 구축했다. 중국 정치의 주요 특징은 정당과 국가 기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산당은 정부(행정부), 입법부(전국인민대표대회), 사법기관 등 국가기구 위에 위치하며, 주요 정책과 인사 결정을 독점한다. 공식적으로는 ‘당의 영도 아래 다당 협상제도’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이 모든 국가 기능을 지휘 감독하는 구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 지도자는 전혀 검증과 경쟁을 통하지 않고 출현하는 것이 아니다. 당은 관리의 선발과 승진에 있어 비교적 정교한 제도적 장치를 발전시켜왔다. 가장 하위 행정 단위인 촌이나 향 수준에서 시작해, 성이나 중앙 부처까지 위계적으로 구성된 관료제 안에서 관리들은 일정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되고 순환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층’이라 불리는 하위 행정단위에서의 실적이다. 지방 정부는 관할 지역의 경제 성장, 세수 확보, 사회 안정 등의 지표를 중심으로 하위 관리의 성과를 평가하고, 일정 기준 이상을 달성한 인물을 상위 단위로 승진시킨다. 이와 같은 제도는 관료의 경쟁과 성과 중심 문화를 촉진하면서도, 강한 상명하복 체계를 유지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위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실적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정치적 인맥과 파벌 동맹은 승진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파벌은 보통 정치적 노선, 출신 지역, 과거 경력, 특정 인물과의 친분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한 후원은 정치 엘리트 내부에서의 생존과 상승 이동의 중요한 자원이 된다. 중국은 이러한 인사 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인 엘리트 재편을 제도화함으로써, 권력의 지속 가능성과 체제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료제도 하에서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중국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 또한 단일하지 않으며, 사안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정책은 다음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국가 안보나 체제 유지를 위한 민감한 사안은 최고 지도부 내부에서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은밀하게 결정된다. 인터넷 검열, 소수민족 지역, 정치적 사건 대응 등은 체제 위협 요소로 간주되며, 정책의 공개성과 대중 참여 가능성이 배제된 채 진행된다. 둘째, 경제 정책이나 산업 전략과 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영역에서는 중앙과 지방 정부, 부처 간의 협상과 조율을 통한 결정 과정이 두드러진다. 중국 행정 시스템은 수직적으로 중앙-성-시-현으로, 수평적으로는 부처 간의 기능 분화를 구성되어 있다. 이로 인해 흔히 ‘부처 간 칸막이’ 문제가 발생하며, 각 기관은 자신들의 이익과 권한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 결과, 정책은 하나의 일관된 계획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타협으로 형성된다. 셋째, 환경, 보건, 교육과 같은 기술 중심 혹은 비정치적 성격이 강한 분야는 비교적 개방적이며, 비공식적 참여 메커니즘이 작동할 여지가 존재한다. 특히 환경 문제는 지방정부와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집단 사이의 협력이나 갈등을 통해 정책이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 공산당이 통제 중심의 권위주의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유형에 따라 상이한 절차와 논리를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시민사회와 집단행동 중국에도 시민사회는 존재한다. 다만 그것은 서구에서 말하는 ‘시민사회’와는 구조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다. 중국에서는 보통 이를 ‘공민사회’라 부르며, 정치체제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즉, 시민사회가 곧 국가에 맞서는 독립적인 공간이라는 전통적 서구 개념이 중국에는 그대로 들어맞지 않는다. 중국 정치 체제는 오랫동안 강한 당 중심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래서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고, 서구적 시각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간주되기도 했다. 특히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정부는 정치적 자율성을 가진 조직의 확산을 극도로 경계했고, 그에 따라 시민사회는 위로부터의 통제 아래 제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를 오직 민주화로 가는 정치적 경로로만 이해한다면, 중국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중국의 시민사회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민주주의, 인권, 표현의 자유 같은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당국의 강한 탄압 대상이 된다. 대표적으로 인권 변호사 그룹이나,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온라인 지식인 커뮤니티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빈곤, 환경, 교육 같은 비정치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NGO들이다. 이들은 오히려 정부와 협력하며 제도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중국 정부는 이들 비정치적 NGO를 ‘사회조직’으로 분류해 통제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중요한 건 이 시민사회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어떤 지방정부는 NGO 활동을 억제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이를 정책 파트너로 활용한다. 광둥성이나 쓰촨성처럼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성향을 띠는 지역에서는 NGO의 활동 범위가 비교적 넓게 보장되기도 한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복합적인 권력 관계, 지역 발전 전략, 실무 관료의 재량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중국의 시민사회는 단일한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다. 권위주의 국가라고 해서 시민사회가 완전히 부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민사회의 정치적 성격이 매우 취약하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시위를 비롯한 집단행동은 불가능하고, 또는 없는 것일까? 사실 중국에서 시위는 일상적인 일이다. 매년 수만 건의 시위가 발생하지만, 정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시위는 곧바로 체제 전환이나 민주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정부는 시위를 정권 유지의 한 도구처럼 활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위의 정치화’ 여부다. 대부분의 시위는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 아니라, 실질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협상 수단으로 기능한다. 당국은 시위의 성격에 따라 대응 방식을 달리한다. 생계형 시위—임금 체불, 토지 보상, 환경 오염 등—에는 호응을 한다. 지역 차원에서 문제를 조정하거나 보상을 제공하며 불만을 흡수한다. 특히 지역 간 개발 격차, 도시화 과정의 갈등, 환경 피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정권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정치적 요구—표현의 자유, 선거제도 개혁, 인권 보장—를 내세우는 시위는 억압된다. 주동자는 체포되고, 정보는 통제되며, 시위 자체가 불온한 행동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당국은 완전히 그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는다. 일부 수용가능한 요구는 제도 개선의 형식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결국 중국의 사회에 대한 통치 전략은 단선적이지 않다. 억압과 수용, 통제와 유연성을 동시에 구사하는 이중 전략을 통해 체제 안정을 도모한다. 시위는 정권에 위협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체제 유지를 위한 조정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권위주의 체제가 단지 억압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사회적 긴장에 전략적으로 호응하며 통치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종교 및 민족주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에서는 종교의 부활과 확산이 본격화되었다. 이 현상 자체도 매우 입체적이지만, 외국 관찰자들은 기독교에만 주목하고, 특히 억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종교의 확산은 기독교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종교가 다시 살아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종교가 지역사회에 유용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 때문이다. 농촌 지역에서는 사찰이 교육, 복지, 심리적 위안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국가 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도 이러한 종교 활동을 장려한다. 하지만 종교는 동시에 국가와 사회 사이의 갈등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제문제나 정치문제가 종교를 매개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불평등, 도시화에 따른 공동체 해체, 사회적 소외감은 종교의 기능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당국에게는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국에서 국가가 종교를 일방적으로 억압한다는 단순한 인식과 달리, 종교 자체, 종교 정책, 종교적 신념에 대해 국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중국의 종교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사이비 종교에서부터 개신교, 천주교, 이슬람교, 불교까지 다양하다. 파룬궁과 같은 정치적 영적 운동은 대표적으로 국가가 강하게 통제하는 대상이지만, 동시에 온건한 불교 단체는 ‘중국화’ 전력을 통해 체제 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국에서 종교는 단순히 사라져야 할 유산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 이해될 수 있다. 그렇다면, 종교와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흥기했던 중국의 민족주의는 어떤 양상일까? 역설적으로 대규모 대중 시위를 꺼리는 중국 정부가 유일하게 허용하는 반대 의견의 행태 중 하나가 바로 민족주의 시위다. 2005년의 반일시위, 2012년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 관련 시위 등은 국가가 묵인하거나 심지어 조장한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민족주의 시위는 종종 다른 유형의 불만을 대변하는 역할도 한다. 실업, 부패, 지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이 외국 기업이나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중국 사회가 과거보다 더 민족주의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민족주의가 시위자들의 논리적 근거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건 문명하다. 한편, 국가는 애국주의 교육운동과 공식 미디어를 통해 민족주의를 홍보하면서, 이를 통해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국가는 민족주의를 조장하는 동시에 위험성도 감수해야 한다. 대중적 민족주의가 국가가 예상한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국가에 저항하는 논리로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족주의는 외교와 직결되기도 한다. 민족주의는 중국의 굴기와 이미지적으로 연결되며 때로는 국가의 협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외교적 유연성을 제한하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는 중국의 대중적 민족주의가 단순히 감정적 표출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이자 위험 요소라는 이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인차이나브리프 -
제25-05호 2025 상반기 인천시 가계부채 현황 점검
인천 경제산업 Issue & Trend 제25-5호 (2025.05.23) Ⅰ. 이 슈 (경제) 2025 상반기 인천시 가계부채 현황 점검 Ⅱ. 주요 산업 현황 (제조) 자동차산업 시장 동향 (부록) 주요 산업 경기지표 Ⅲ. 국내 정책동향 (경제) 산업부·KOTRA, ‘관세대응 바우처’ 사업 참여기업 모집 (경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긴급 유동성 공급 (경제) 배달·택배 서비스 이용 소상공인에게 최대 30만 원 지원금 지급 (경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통해 취약상권 지원 추진 (경제) 오는 6월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제’ 본격 시행 (금융) 금융위, 예금보호한도 상향을 위한 관련 법령 입법예고 시작 (산업) 물가 상승을 반영하여 중소기업 매출 범위기준 상향 개편 (노동) ‘쉬었음 청년’ 대상 디지털 맞춤교육 참여자 5월 31일까지 모집
홈 > 연구원 간행물 > 인천경제동향 > 인천 경제산업 ISSUE&TREND -
최근 인천경제 2025년 5월호
Ⅰ. 지역경제 인천의 주요 업종 중심으로 제조업 지수가 소폭 완화되었으나,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감소에 따른 건설투자 부진, 그리고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제한적 (기업경기) 인천 제조업 지수의 소폭 개선과 서비스업의 약성장, 그리고 통상 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 우려 확대 (투 자)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 투자 확대로 설비투자가 증가했으나, 건설기성의 지속적 감소로 건설투자 위축 (수 출 입) 미국 관세 영향으로 미국 수출은 감소했으나, 다른 국가로의 수출이 늘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 (기업금융) 다른 부문의 대출 감소에도,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로, 전체 기업대출 규모 소폭 증가 (고 용) 인천 고용률과 실업률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으며, 자영업자는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 Ⅱ. 시민경제 인천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음식·숙박업, 소매업 등 주요 업종 중심의 인천소비지수 부진 및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 요인으로 내수경기 회복 정체 (소 비) 인천의 소비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고, 소비 성장 업종이 축소되는 등 소비 회복 지연 (물 가) 공업제품 증가율 둔화에도, 농축수산물과 서비스 증가율 확대로 소비자물가가 전국 수준으로 상승 (가계금융)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규모도 증가세 유지, 가계대출 연체율은 소폭 상승 (소상공인) 전월 크게 올랐던 소상공인·전통시장 BSI는 소폭의 조정을 보였고, 전년동월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 (부 동 산) 매매·전세 가격지수의 상승세 둔화, 주택거래량 확대 등 부동산 매수 심리가 소폭 개선
홈 > 연구원 간행물 > 인천경제동향 > 최근 인천경제 -
인천경기종합지수 2025년 5월호
- 인천광역시 선행종합지수 선행종합지수는 신규구직자수, 재고순환지표, 금융기관유동성 등의 지표처럼 실제 경기 순환에 앞서 변동하는 개별지표를 가공·종합하여 만든 지수로 향후 경기변동의 단기 예측에 이용 순환변동치는 추세, 순환요인 변동치에서 추세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요인에 따른 경기 변동치를 의미하며 경기국면 및 전환점 분석에 사용 3월 선행종합지수는 101.5로 전월대비 0.2% 감소 3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1.4로 전월대비 0.3p 감소 1) 신규 구직자수 3월 신규구직자 수는 31,947명으로 전월대비 3,114명(10.80%) 증가, 전년동월대비 5,068명(18.85%)이 증가 2) 재고순환지표 (월 단위로 추출된 생산자제품출하지수와 생산자제품재고지수의 각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의 차이) 3월 재고순환지표는 -36.0%p로 전월대비 26.2%p 감소, 전년동월대비 63.1%p 감소 3) 자동차등록대수비율 (등록자동차(승용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 이륜자동차)의 등록 현황) 3월 자동차등록대수비율은 6.64%로 전월과 동일, 전년동월대비 0.02%p 감소 4) 건축허가면적 (건설(건축, 토목) 부문 중 민간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의 건설투자 선행지표) 3월 건축허가면적은 392,737㎡로 전월대비 15,543㎡(62.16%) 증가, 전년동월대비 172,809㎡(78.58%) 증가 5) 수출입물가비율(전국) (수출 및 수입 상품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통계로 수출입 상품의 가격변동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수출입상품의 원가변동을 측정하는데 이용) 3월 수출입물가비율은 94.2%로 전월대비 0.1%p 증가, 전년동월대비 2.1%p 증가 6) 금융기관유동성 (광의통화(M2)에 예금취급기관의 만기 2년 이상 정기예·적금, 금융채, 금전신탁 등과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계약준비금, 증권금융회사의 예수금 등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상품까지 포함) 3월 금융기관유동성은 4,784,8조 원으로 전월대비 11.2조 원(0.23%) 증가, 전년동월대비 196.3조 원(4.28%) 증가 7) 장단기금리차 (국고채(3년)와 CD유통수익률(91일)의 차이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시장 참가자들의 향후 경기(금리)전망, 금융불안 등에 따른 기간프리미엄의 변화 등의 영향을 받으며, 향후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를 나타냄) 3월 장단기금리차는 -0.25%p로 전월대비 0.09%p 증가, 전년동월대비 0.09%p 증가 - 인천광역시 동행종합지수 동행종합지수는 산업생산지수, 전력사용량, 소매판매액지수 등과 같이 실제 경기순환과 함께 변동하는 개별지표를 가공·종합하여 만든 지수로 현재 경기상황의 판단에 이용 순환변동치는 동행종합지수에서 경제성장에 따른 자연추세분을 제거하고 경기 순환만을 보는 지표로 현재의 경기가 어떤 국면에 있는지를 나타냄 3월 동행종합지수는 114.4로 전월대비 0.4% 증가 3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전월대비 0.2p 증가 1) 비농가취업자수 (전체 취업자 중에서 농업, 임업 및 어업과 건설업을 제외한 취업자수로 경제활동(취업, 실업, 노동력 등) 특성을 조사함으로써 거시경제 분석과 인력자원의 개발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 3월 비농가취업자수는 157만 9천 명으로 전월대비 1만 1천 명(0.70%) 증가, 전년동월대비 5만 7천 명(3.75%)이 증가 2) 산업생산지수 (광업, 제조업 및 각 사업(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에 대하여 계절조정이 된 총생산지수로 경기동향 판단과 국내총생산(GDP) 추계 및 설비투자계획 수립에 활용) 3월 산업생산지수는 153.1로 전월대비 15.9(11.59%) 증가, 전년동월대비 10.2(7.17%) 증가 3) 컨테이너처리량 (인천항을 이용하는 화물(우편물 포함)의 수송현황으로 여객선을 이용하는 여객의 수하물은 제외) 3월 인천항의 컨테이너처리량은 284,133TEU로 전월대비 59,733TEU(26.62%) 증가, 전년동월대비 11,751TEU(3.97%) 감소 4) 전력사용량 (가정용, 공공용, 농림어업, 광업 및 제조업에서 사용한 총전력량을 월 단위로 집계한 것) 3월 전력사용량은 2,121,179MWh로 전월대비 129,565MWh(5.76%) 감소, 전년동월대비 77,616MWh(3.80%) 증가 5)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 (대형소매점의 월간 매출액을 기준액(기준년도의 월평균 매출액)으로 나누어 작성한 경상지수를 디플레이터로 나누어 작성한 지수) 3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114.3으로 전월대비 17.7(18.32%) 증가, 전년동월대비 3.1(2.79%) 증가 6)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임대주택을 제외한 거래 가능한 재고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을 기준시점 대비 현재시점의 가격비로 환산한 값.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하여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가격변화를 측정하고, 주택시장 판단 지표 또는 주택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 3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8.0로 전월대비 0.3(0.22%) 감소, 전년동월대비 1.2(1.12%) 증가 7) 수출액 (무역통계 수출입신고서를 기준으로 작성된 수출액을 2010년을 기준으로 평가된 수출물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나타낸 실질수출액) 3월 수출액은 44억 3천 9백만 불로 전월대비 4천 6백만 불(1.04%) 증가, 전년동월대비 1억 8백만 불(2.48%) 증가 8) 수입액 (무역통계 수출입신고서를 기준으로 작성된 수입액을 2010년을 기준으로 평가된 수입물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나타낸 실질수입액) 3월 수입액은 49억 5천 6백만 불로 전월대비 10억 2천 5백만 불(26.08%) 증가, 전년동월대비 8억 4천 8백만 불(20.63%) 증가
홈 > 연구원 간행물 > 인천경제동향 > 인천경기종합지수 -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 군사우위의 약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 군사우위의 약화” “China’s rare earth export restrictions threaten Washington’s military primacy” 저자 William Matthews 발행 기관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 발행일 2025년 4월 15일 출처 바로가기 2025년 4월 15일자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의 『China’s rare earth export restrictions threaten Washington’s military primacy』는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 속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통해 미국의 군사력과 기술 우위를 구조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중국이 보유한 희토류 공급망 통제력은 단순한 무역 보복을 넘어서 미국의 재산업화 및 국방전략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전략적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재 중국은 세계 희토류 원광 생산의 약 70%, 정제 공정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세계 2위 생산국이지만, 정제 공정에서는 중국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2025년 상반기 자국 관세 확대 정책에서 희토류를 예외로 두어 전략산업 공급망을 방어하고자 했으나, 중국은 오히려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종의 희토류 및 이와 관련된 영구자석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 원소는 F-35 스텔스 전투기, 고주파 레이더, 정밀 유도무기, 전기차, 드론, 로봇 등 첨단 무기와 기술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미국의 군수 생산 역량을 직접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재산업화 전략과 미래 군사기술 우위 확보에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6세대 전투기인 F-47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중국 역시 J-36, J-50 등 차세대 전투기를 시험 운용하며 대등한 기술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여기에 희토류 확보의 불안정성까지 겹칠 경우, 미국은 전투기 생산능력 격차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대중 억지력 전반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산업역량의 전반적 비대칭이다. 중국은 군수물자를 포함한 전방위적 제조역량에서 미국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특히 조선 및 항공기 생산능력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업 생산능력은 미국의 약 2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면전 혹은 장기전 상황에서 중국이 무기, 탄약, 항공기 등을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보충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여기에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한 원자재 차단까지 더해질 경우 이 격차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희토류 공급망의 취약성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1조 달러 규모의 국방 예산, 대만 해협에서의 억지 전략, 인공지능 및 차세대 기술 주도권 확보 구상 전반에 걸쳐 구조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중 간 긴장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희토류 수출통제는 단순한 경제 보복을 넘어, 미국 국내에서 이를 ‘존재적 위협’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대중국 추가 압박이나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제3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수출허가제를 통해 특정국의 미국 지지 행보를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외교적 수단을 확보하고 있으며, 반면 미국은 동맹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 일괄적인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신뢰 기반을 약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국제 협력 구축에 실질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미국의 군사산업 기반의 약점을 드러낼 뿐 아니라, 미국 재산업화 전략의 구조적 취약성까지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패권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국제적 협력을 통한 외교적 해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간 상호 불신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제3국의 중재 여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희토류는 이제 단순한 전략자원이 아니라 군사력, 기술력, 외교력의 핵심이자, 글로벌 지정학 경쟁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이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최신중국동향 -
트럼프의 강압적 외교 전략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져올 역효과
“트럼프의 강압적 외교 전략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져올 역효과” “How Trump’s Coercion Could Backfire in Asia: Forcing the Region to Choose Sides Risks Pushing It Toward China” 저자 Lynn Kuok 발행 기관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 발행일 2025년 4월 14일 출처 바로가기 2025년 4월 14일자 Foreign Affairs에 실린 린 쿠옥(Lynn Kuok)의 기고문 「How Trump’s Coercion Could Backfire in Asia: Forcing the Region to Choose Sides Risks Pushing It Toward China」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강압적인 대외 전략이 아시아 지역에서 오히려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저자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양자택일적 접근을 취해 아시아 각국의 외교적 자율성을 제약했으며, 이로 인해 지역 내 미국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초 ‘우방국 투자 패스트트랙’ 정책을 제시하면서, 해당 국가들이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단절할 것을 사실상 요구하였다. 이는 경제적·군사적 압박을 수단으로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정치적 진영 선택에 내몰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전략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 한국 등 미국과의 안보 협력 기반이 공고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동북아의 경우, 일본은 미사일 전력 확충과 국방 예산 증액 등을 통해 미일 안보동맹을 심화하고 있으며, 대만도 지속적인 무기 구매와 군사훈련 확대를 통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미일과의 3자 안보 협의체에 참여함으로써 일정 정도 중국 견제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 역시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과 일방주의적 언행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인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전통적으로 외교적 중립성과 균형 전략을 선호해 온 지역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한 반감이 더욱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2024년 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동남아 국가 국민들 가운데 “중국에 정렬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으며, 2025년 들어 다소 미국 선호가 회복되었으나 이는 남중국해 긴장 고조에 따른 일시적 반사효과일 뿐, 미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필리핀은 미군 기지 확대와 중국과의 해상 충돌 등을 배경으로 미국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실제 군사적 충돌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태국은 미국과의 조약동맹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간의 미국의 전략적 방기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증대 속에서 점점 중립적 태도로 기울고 있다. 싱가포르는 미군 주둔과 경제 협력에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에 전진기지를 제공하는 데에는 극도의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략동반자 관계를 공식화했지만, 중국 공산당과의 제도적 연계와 대미 무역흑자로 인한 제재 우려로 인해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초 미국이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일괄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일본(24%), 한국(22%), 대만(32%)뿐만 아니라, 필리핀(17%), 태국(36%), 베트남(46%), 라오스(48%), 캄보디아(49%) 등에도 동일한 방식의 압박이 가해지며, 미국이 동맹과 경쟁국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미국의 신뢰성과 책임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했고, 일부 국가들은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린 쿠옥은 이러한 상황을 “강압(coercion)과 방기(abandonment)의 병행”이라 표현하며, 미국이 일방적인 압박과 동시에 동맹국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아시아에서 미국의 입지는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 ‘대거래(grand bargain)’를 통해 아시아에서 전략적 공간을 양보할 경우, 지역 국가들은 고립감과 배신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다자안보협력의 약화, 미국과의 신뢰 붕괴, 그리고 중국 중심 질서로의 이동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제 분야에서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며, 이로 인해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 중심의 경제권에 더욱 깊이 포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린 쿠옥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지속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일방적 압박이 아닌 신뢰 기반의 외교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약속의 이행, 무역과 투자 확대, 외교적 관여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파트너국들의 자율성과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는 외교로 구체화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은 오히려 미국의 지역 리더십을 자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최신중국동향 -
미국의 조선산업 부흥 행정명령과 전략적 전환
“미국의 조선산업 부흥 행정명령과 전략적 전환” “Unpacking the White House’s Executive Order on Restoring the U.S. Shipbuilding Industry” 저자 Matthew P. Funaiole, Brian Hart, and Ai dan Powers-Riggs 발행 기관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발행일 2025년 4월 10일 출처 바로가기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분석 보고서 「Unpacking the White House’s Executive Order on Restoring the U.S. Shipbuilding Industry」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조선산업 부흥 행정명령의 전략적 함의와 정책적 전환점을 조망하고 있다. 2025년 4월 9일 백악관이 공표한 이 행정명령은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을 공식 목표로 내세우며, 상업적 조선업 부흥을 넘어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구조적 맥락 속에서 미국의 해상 역량을 재건하려는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행정명령이 배경으로 삼는 현실은 중국 조선산업의 압도적 확장이다. 중국 국영 조선기업들은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건조한 선박 총량을 초과하는 상선을 제작하였고, 이는 군용 함정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내포한 ‘군민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과 한국 등 기존 조선 강국들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대 74%에서 2024년 42%로 급감한 상태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의 경제적 경쟁력뿐 아니라 군사적 억지력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미국은 이제 조선산업을 단순한 경제 부문이 아닌 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해양 행동 계획(Maritime Action Plan)’의 수립이다. 국가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국방부, 상무부, 교통부, 노동부, 국토안보부, 미무역대표부(USTR)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여 조선·해운산업의 전면 재건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주요 정책 수단에는 국방생산법(DPA) 제3조를 활용한 연방 투자 확대, ‘해양안보신탁기금’ 신설, 민간투자 유인책 마련, 조선업 전문 인력 양성과 해사아카데미 현대화,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정박세 검토, 그리고 일본·한국·유럽 등 동맹국과의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된다. 중국의 조선산업은 상업성과 군사성이 통합된 전략산업으로, 군함과 상선을 같은 설비에서 병행 생산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 기업의 발주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만의 Evergreen 해운은 자사 발주 선박 중 15% 이상을 중국 군용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한국, 일본, 프랑스, 그리스 등의 민간 기업들도 다수의 선박을 중국의 이중용도 조선소에 발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중국 조선산업의 국제적 영향력 확장을 넘어, 군수 능력 강화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행정명령은 단일 정책이라기보다, 2024년 미무역대표부가 개시한 301조사, 의회의 “SHIPS for America Act” 발의, 그리고 해군의 동맹국 연계 전략 등 기존 정책 흐름을 통합·조율하는 종합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내 조선산업 재건뿐만 아니라, 동맹국의 산업정책 조정,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전방위적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해양력을 둘러싼 미중 전략경쟁의 확장 국면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조선기술 보유국이자 미국의 안보 동맹국으로서, 이번 조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경우, 고도화된 조선기술을 기반으로 미국과의 전략적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거나, 중국과의 민간 발주 구조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받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동맹국의 산업 전략 전반에 걸쳐 중요한 재조정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최신중국동향 -
미중무역전쟁
“미중무역전쟁” “The US-China trade war” 저자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 발행 기관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 발행일 2025년 4월 10일 출처 바로가기 2025년 4월 10일 발표된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의 분석 보고서 「The US-China trade war」는 현재의 미중 무역갈등이 단순한 보복의 연속이 아니라, 양국이 오랜 기간 경고해 온 ‘디커플링(de-coupling)’ 전략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는 전환점에 진입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디커플링이 전면적 충돌로 치닫기보다는, 부분적 탈동조화와 지역 블록화라는 복합적인 국제경제 질서의 재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2025년 4월 초,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145%의 초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통상 관계는 사실상 붕괴에 가까운 수준으로 악화하였다. 이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22% 관세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이며,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실질적인 퇴출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와 동시에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를 90일 유예하며, 중국이 제3국과 연대를 형성할 가능성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적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경제에 중대한 구조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미 내수 둔화, 기업 부채 증가, 청년 실업 확대 등으로 불안정한 중국 경제는, 미국 수출시장의 사실상 상실로 인해 더 큰 불균형에 직면하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자립경제’ 노선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관영 언론은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식의 표현을 통해 대내적 결속을 강조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첨단 기술 자립, 내수 진작, 공급망 안정화 등을 중심으로 경제회복책을 집중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중국의 외교적 대응 여력은 제한적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에 대응하여 중국은 유럽연합(EU), 동남아 국가, 한국, 일본 등과의 협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미국 측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U는 철강·알루미늄 보복관세를 유보했고, 동남아 다수 국가는 미국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도 신속히 미국과 실무 협의를 개시한 상태다. 이러한 외교적 고립은 중국의 대응 폭을 더욱 제한하고 있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미국 내 정치적 현실도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TikTok의 미국 지사 매각 시한을 75일 추가 연장하였는데, 이는 미국 내 1억 7천만 명의 사용자, 특히 젊은 층의 반발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조치는 중국 측에 또 하나의 협상 지렛대를 제공하며, 미중 간 전략적 긴장 속에서도 일부 교환 가능한 협상 카드가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MERICS는 이번 무역전쟁이 단기적 충격을 넘어, 기술, 금융, 무역, 투자 전반에 걸친 구조적 단절 가능성을 실질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상호 관세와 제재가 반복될수록, 글로벌 공급망은 더욱 단절되고, 기술은 블록화되며, 이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특히 전략물자와 첨단기술 분야에서 제한적인 예외조항을 설정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다음 단계의 갈등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며, 미중 양국의 전략경쟁은 예외 없는 전면적 재편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 전반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최신중국동향 -
시진핑의 정책 의제 분석: 텍스트-데이터 접근
“시진핑의 정책 의제 분석: 텍스트-데이터 접근” “Uncovering Xi Jinping's Policy Agenda: Text As Data Approach” 저자 Jaehwan Lim, Asei Ito, H ongyong Zhang 발행 기관 일본 무역진흥공사(JETRO) 발행일 2025년 3월 출처 바로 가기 2025년 3월, 일본 무역진흥공사(JETRO) 산하의 『Developing Economies』에 게재된 논문 「시진핑의 정책 의제 분석: 텍스트-데이터 접근(Uncovering Xi Jinping's Policy Agenda: Text As Data Approach)」은, 시진핑 집권기(2012~2022년)를 대상으로 그의 주요 정치 텍스트 약 9,000건을 계량적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글은 비지도 기계학습 기법인 구조적 주제모형(Structural Topic Model, STM)을 활용하여, 시진핑 체제의 정책 담론 전반을 실증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기존의 엘리트 정치연구가 특정 시기나 정책에 한정된 분석을 주로 수행해 온 데 비해, 장기 집권 하의 권위주의적 의제 설정 구조를 총체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이론적 의의를 동시에 지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진핑은 외교, 내정, 이념, 위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25개에 달하는 주요 정책 의제를 추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특히 ‘중국과 개발도상국 관계’, ‘일대일로(BRI)’, ‘군사 현대화’, ‘빈곤 완화’, ‘코로나19 대응’ 등이 중심 의제로 부각되었으며, 전체 담론은 외교정책, 국내정책, 위기대응이라는 세 가지 느슨한 클러스터로 구조화되어 있었다. 이러한 클러스터 간에는 주제의 연계 강도나 시진핑이라는 키워드의 언급 빈도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로부터 시진핑이 특정 시기에 어떠한 의제에 집중하였는지를 계량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 특히 시진핑 1기(2012~2017년)와 2기(2017~2022년) 사이의 정책 관심사 변화는 정치적 권력 구조의 전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1기에는 제도 개혁과 반부패, 실용적 외교협력 등이 주요 관심사였던 반면, 2기 들어서는 이념적 통치 강화, 청년 대상 정치담론의 활성화, 코로나19 이후 체제 우월성 강조 등의 이슈가 부각되었다. 실행 전략에서도 과거의 제도 중심 접근이 퇴조하고, 당에 대한 충성, 시진핑 개인의 상징성 강조, 이념 강화를 통해 정당성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시진핑 개인 권위의 제도 초월적 강화와 직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 의제 간의 상호 구조 역시 흥미로운 특징을 드러낸다. ‘중국과 개발도상국’ 관련 의제는 전체 담론에서 높은 등장 빈도를 보였지만, 다른 의제들과의 연결성은 낮아 독립적이고 상징적인 클러스터로 작동하고 있었다. 반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세계 경제와 거버넌스’, ‘문화와 문명’ 등의 의제는 여러 분야와 교차하며 시진핑 체제의 핵심 이데올로기 담론을 구성하는 중심 개념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이는 시진핑 체제의 통치 담론이 이념적 통합과 대외 정당화의 이중 목적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논문은 끝으로, 권위주의 정치체제에서 권력 집중이 정책 의제의 구조와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조명한다. 시진핑은 당-국가 체계를 장악한 이후, 제도적 합의나 공식 절차보다 개인 권위와 상징정치를 통해 정책을 구성·조정하고 있으며, 이는 정책 결과 자체보다 정치적 정당성 유지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구조임을 시사한다. 특히 정책 간 연계성보다는 주제의 양적 구성과 시간적 변화를 통해, 통치자 자신을 ‘정치적 메시지’의 중심으로 재정립해나가는 전략이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방대한 정치 텍스트 자료를 바탕으로 시진핑 집권기의 정책 의제를 정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중국 정치 내 권위주의적 의제 설정 방식과 그 변화 양상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동시에 향후 중국 정치 연구에 있어 텍스트 기반의 계량적 접근이 갖는 방법론적 가능성과 이론적 확장성을 제시하고 있다.
홈 > 연구원 간행물 > 한중DB > 최신중국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