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절된 유럽-기술・혁신 강국 중국에 대한 대응
- 등록일
2026-07-30
“분절된 유럽-기술・혁신 강국 중국에 대한 대응”
“Fragmented Europe: Dealing with China as a technology and innovation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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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John SEAMAN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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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l’Institut français des relations internationa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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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6년 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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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국은 과학기술과 혁신 분야에서 유럽이 더 이상 부차적 경쟁자로 볼 수 없는 핵심 행위자가 되었다. 2024년 중국은 연구개발 지출에서 미국을 넘어섰고, 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로봇, 5G, 인공지능, 바이오, 양자기술 등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6년 15차 5개년 계획은 기술자립과 산업고도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으며, 국가 주도 자금과 산업정책, 대규모 보조금, 기술이전 전략을 결합해 첨단기술 가치사슬을 국내에 묶어두려 한다. 이는 유럽이 강점을 가져온 제조업, 연구개발, 고부가 부품 산업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유럽의 대중 기술정책은 과거의 개방적 협력에서 경제안보와 위험완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유럽 대학과 기업에 중요한 연구・산업 협력 상대이지만, 동시에 핵심 인프라, 공급망, 데이터, 사이버보안, 기술유출, 경제적 강압의 위험을 동반한다. EU는 경제안보전략, 연구보안 강화, 외국인투자 심사, 핵심원자재법, 사이버보안 규제 등을 통해 중국 의존을 줄이려 하지만, 회원국 사이의 실행 수준은 크게 다르다. 브뤼셀은 위험을 줄이려 하고 있으나, 기업과 연구기관은 중국과 협력하지 않는 것 자체를 경쟁력 상실의 위험으로 본다.
중국 기술력의 도전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에너지 인프라에서 가장 뚜렷하다. 유럽은 ASML 같은 핵심 병목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숙공정 반도체와 후공정에서는 중국 의존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에서는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규모와 가격, 기술, 공급망을 결합해 유럽 시장에 깊숙이 진입하고 있다. 태양광 인버터와 전력망 장비처럼 중국산 기술이 핵심 인프라에 연결되는 분야에서는 원격접속과 사이버보안 문제가 제기된다. 중국 기술은 값싸고 빠르게 확산되지만, 그 확산은 유럽의 전략적 취약성을 동시에 키운다.
국가별 대응은 매우 분절적이다. 독일은 자동차, 기계, 제약 등 핵심 제조업에서 중국과 실존적 경쟁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는 기술주권과 유럽 차원의 경쟁력 확보를 중시하며, 네덜란드는 ASML과 넥스페리아 사례를 통해 미중 기술경쟁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이탈리아와 영국도 바이오, 자동차, 통신, 연구협력에서 중국 기술력의 압박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반면 헝가리, 스페인,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등은 배터리, 전기차, 재생에너지, ICT 분야에서 중국 투자를 산업고도화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크다. 북유럽과 발트 국가들은 보안 우려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5G, 태양광, 감시기술, 자율주행, 드론 등 특정 영역에서 중국 기술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내부의 차이는 중국에 대한 노출 구조와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다. 어떤 국가는 중국을 첨단기술 공급자로, 어떤 국가는 투자자와 시장으로, 또 어떤 국가는 안보위험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EU 차원의 위험완화 도구가 확대되어도 각국의 적용은 균일하지 않다. 연구협력에서도 STEM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과의 협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산업계는 중국 시장과 혁신 생태계에 여전히 강하게 끌린다. 이 때문에 유럽의 대중 기술정책은 협력과 경계, 개방과 보호 사이에서 계속 흔들린다.
앞으로 유럽의 핵심 과제는 중국과의 협력을 무조건 끊는 것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기술과 협력 가능한 분야를 구분하는 것이다. 중국은 첨단기술과 혁신에서 계속 강해질 것이며, 유럽은 이를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 의존을 방치하면 산업기반, 기술주권, 공급망 회복력이 약화될 수 있다. 유럽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연구개발 투자 확대, 핵심 공급망 보호, 회원국 간 정책조율, 산업정책 실행력 강화가 필요하다. 중국 기술굴기에 대한 유럽의 대응은 시작되었지만, 아직 하나의 전략이라기보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분절된 대응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