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혁신전략에서 중국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 등록일
2026-06-25
“기업의 혁신전략에서 중국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Where Does China Fit in Your Company’s Innovation Strategy?”
|
저자 |
Jing Qian and Lizzi C. Lee |
|
|---|---|---|
|
발행기관 |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
|
|
발행일 |
2026년 6월 10일 |
|
|
출처 |
오랫동안 다국적기업들은 중국을 거대한 소비시장 또는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사업은 주로 판매, 현지화,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었고 핵심 연구개발과 혁신은 본국이나 선진국 거점에 유지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시장 경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에서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중국을 떠나지 않고 있다. 대신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다. 중국이 더 이상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혁신 역량을 빠르게 시험하고 발전시키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혁신체계의 하위 단계가 아니라 상위 단계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글로벌 본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중국 시장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주된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중국에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축적된 경험과 학습효과는 특정 제품보다 혁신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의 형태로 글로벌 조직 전체에 이전된다. 즉 중국은 수익 창출의 공간이라기보다 혁신을 가속화하는 플랫폼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이 가진 세 가지 특징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정책 환경이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분야에 대해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빠르게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명공학과 제약산업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임상시험, 시제품 검증, 제품 승인 등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연구개발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 판단과 자원 배분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둘째는 연구개발과 생산이 결합된 산업생태계이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연구개발, 설계, 제조, 공급망이 서로 다른 지역과 조직에 분산되어 있지만 중국은 이들 기능이 밀집된 형태로 존재한다. 연구진과 생산현장, 부품 공급업체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면서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신속하게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장비 등 복합기술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중국의 대규모 제조기반은 연구개발 결과를 빠르게 생산현장에 적용하고 다시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는 풍부한 기술인력이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 공학 인력을 양성해 왔으며, 이들은 연구개발과 생산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쟁력이 단순히 소수의 최고 인재가 아니라 대규모 숙련 기술자와 엔지니어 집단에서 나온다고 평가한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쑤저우, 우시 등 주요 혁신 클러스터에서는 대학, 연구소, 제조기업, 공급업체가 밀집해 있으며 이러한 환경이 기술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다국적기업이 중국 내 연구개발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중국을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제조업 기업들은 중국의 산업생태계를 활용해 신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산업자동화 분야에서도 중국에서 축적된 경험이 글로벌 제품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중국에서 검증된 기술과 운영방식을 다른 시장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무조건적인 중국 의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기업들이 중국을 글로벌 혁신체계의 하나의 노드로 활용할 뿐 모든 기능을 집중시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핵심 기술과 지식재산권은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중국에서 얻은 경험과 학습효과만을 글로벌 조직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 다른 지역에도 연구개발과 생산거점을 병행 구축하고 있다.
결국 보고서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질문이 중국에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가 아니라고 본다. 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을 글로벌 혁신체계 속에서 어떤 역할로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중국은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장은 아니지만, 여전히 기술 개발과 제품 혁신, 산업 학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시장이 아니라 혁신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면서 새로운 경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