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회복력 강화를 제시한 중국의 5개년 계획
- 등록일
2026-03-26
“경제적 회복력 강화를 제시한 중국의 5개년 계획”
“China’s Five Year Plan commits to economic resilience – as the Iran war exposes the fragility of global su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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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Yu J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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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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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6년 3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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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 글은 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제 회복력과 기술 자립을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동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이러한 전략의 배경과 필요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음을 분석한다.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 동안 발표된 정부 업무보고와 5개년 계획의 요약 내용을 보면, 중국 지도부는 경제 회복력과 기술 자립을 단기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 전략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판단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세계화는 이제 새로운 취약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국제 분쟁, 미중 전략 경쟁, 코로나19 팬데믹 등은 글로벌 공급망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선진국의 기술 규제와 공급망 통제는 중국이 외국 기술과 핵심 부품에 의존할 경우 국가 발전이 제약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중동 지역의 전쟁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더욱 강화한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이자 글로벌 제조 네트워크의 핵심 국가인 중국에게 이러한 지정학적 충격은 외부 의존의 위험성을 상기시키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국내 공급망 강화, 첨단 제조업 육성, 전략 기술 투자 확대를 핵심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반도체, 6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 등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인식된다.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확인된다. 중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연구개발 지출을 이전 계획 기간보다 약 7% 늘릴 계획이며, 디지털 경제 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2.5% 수준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중국은 이른바 ‘AI 플러스’ 전략을 통해 인공지능을 제조, 물류, 의료, 도시 관리 등 다양한 산업과 사회 영역에 통합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양자 기술, 반도체 공급망과 같은 미래 산업 분야에서 기초 기술 돌파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목표는 중국 경제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 구조로 전환하고, 실물 경제 전반에 지능형 기술을 확산시키며, 기술적으로 자율적인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력 전략에는 상당한 비용과 긴장이 존재한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정부가 제시한 성장 목표는 4.5~5% 수준이다. 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성장 목표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 조정과 지방정부 재정 문제 등 구조적 변화가 성장 둔화를 가져왔으며, 정부는 과거의 부채 기반 성장보다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 과정은 기업과 가계에 고르게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산업과 소비 분야에서는 경기 둔화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 문제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지속적인 도전 가운데 하나다. 팬데믹 이후 서비스 산업이 위축되면서 청년 실업 문제가 심화되었고,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자신의 학력과 기대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 대규모 고용을 창출했던 부동산, 건설, 저가 제조업은 더 이상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 않고 있다. 반면 첨단 기술 산업과 전략 제조업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자본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대규모 고용을 흡수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발전 전략 내부의 구조적 긴장을 보여준다. 첨단 기술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동시에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기술 혁신뿐 아니라 민간 부문의 활력 강화, 서비스 산업 확대, 청년 창업 촉진과 같은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계획 요약에서도 고용 확대와 노동자의 인공지능 기초 역량 강화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 내용은 아직 제한적이다.
결국 중국 지도부는 지정학적 분열과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경제 회복력과 기술 자립이 장기적인 번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지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에게 충분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으며, 회복력과 기회 사이의 균형이 향후 10년 중국 경제의 핵심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