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국은 어떻게 미중 AI 지배에 대응할 수 있는가: ‘주권적 AI’ 전략의 필요성
- 등록일
2026-02-26
“중견국은 어떻게 미중 AI 지배에 대응할 수 있는가: ‘주권적 AI’ 전략의 필요성”
“How middle powers can weather US and Chinese AI dominance: The case for ‘sovereign AI’ strate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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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Francisco Javier Varela Sandoval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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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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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6년 2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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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술에서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중견국들이 기술적 종속을 완화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주권적 AI’ 전략의 필요성과 현실적 선택지를 분석한다. 인공지능은 경제 성장, 국가안보, 사회 운영, 정치 체제와 국제적 위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으며, AI 개발·운영·거버넌스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가의 정책 자율성과 경제 구조가 외부 행위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역량은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유사한 국가 권력의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투자 규모, 기술 역량,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축적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대부분 국가가 완전한 기술 자립을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한다. 인공지능 공급망은 데이터, 반도체, 클라우드, 인재, 연구 생태계 등 글로벌 네트워크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완전한 자급자족보다는 제한적 자율성과 전략적 유연성 확보가 현실적 목표가 된다. 핵심 문제는 의존 자체가 아니라 어느 국가에 어느 정도 의존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협력할 것인지에 관한 선택이다.
중견국은 자국의 역량과 조건에 따라 네 가지 전략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 특정 기술 영역이나 공급망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해 제한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둘째, 특정 AI 강대국과 전략적으로 연계하여 기술 접근성을 확보하는 대신 높은 의존성을 감수하는 방식이다. 셋째, 유사 국가들과 협력해 공동 역량을 구축하는 집단적 주권 전략이다. 넷째, 다양한 기술 공급자를 활용하면서 일부 핵심 영역에서는 자체 역량을 구축하는 혼합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술 발전과 국제 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주권적 AI 역량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데이터, 컴퓨팅 자원, 첨단 모델, 에너지, 산업 생태계, 인재, 인프라, 사회적 신뢰 등 여러 기반 요소를 제시한다. 이 가운데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은 특히 중요한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사용자 기반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고성능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중견국은 데이터 규모와 컴퓨팅 능력에서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인공지능 인재와 핵심 지식재산 역시 소수 기업과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중견국이 선택적 역량 구축을 통해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 데이터의 전략적 활용, 특정 산업 분야에서의 기술 전문화,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공급망 내 핵심 요소 확보 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된다. 특히 기술 제공자 간 경쟁을 활용해 협상력을 확보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전략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들이 주권적 AI 전략을 추진하는 동기는 다양하다. 일부 국가는 국가안보와 군사적 활용을 중시하며, 일부는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둔다. 또 다른 국가들은 공공서비스 혁신, 행정 효율성,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특성 반영, 지정학적 협상력 확보 등을 목표로 삼는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신뢰성, 투명성, 인간 중심 기술과 같은 가치 반영을 강조하는 반면,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사회 통제와 체제 안정 유지가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발전 경로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기술 자립 목표보다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견국의 목표는 완전한 독립이 아니라 외부 압력에 대응하고 기술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택적 투자, 국제 협력, 제도적 대응 능력 강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전략을 통해 국가들은 글로벌 AI 질서 속에서 제한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술 경쟁이 향후 국제 권력 구조를 재편할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견국은 조기에 전략적 선택을 내리지 않을 경우 기술 종속 구조에 고착될 위험이 있다고 평가한다. 반대로 현실적이고 집중된 전략을 통해 기술 역량을 축적할 경우, 제한적 자율성과 국제적 협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