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술 부상 : 서방 기업은 경쟁을 위해 적응해야 한다
- 등록일
2025-11-26
“중국의 기술 부상 : 서방 기업은 경쟁을 위해 적응해야 한다”
“China’s tech advance means Western corporations must adapt to compete”
|
저자 |
James Kynge |
|
|---|---|---|
|
발행기관 |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 |
|
|
발행일 |
2025년 11월 11일 |
|
|
출처 |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가 11월 11일 발표한 본 보고서는 중국이 대부분의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으며, 유럽과의 격차는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쟁적으로 여겨지던 이러한 평가가 이제는 주류 인식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포드모터컴퍼니(Ford Motor Company)의 CEO 제임스 팔리(Jim Farley)는 중국 제조사의 막대한 생산능력이 “북미 전체 시장을 덮어버릴 만큼 위협적”이라고 경고했고, 앤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AI 경쟁에서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선도권을 확대하면서, 전통적으로 강력했던 서방 대기업들이 점차 시장을 빼앗기고 실적 압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따르면 중국은 64개 핵심 기술 분야 중 57개에서 미국을 앞서 있으며, 이는 2003~2007년에는 단 3개 분야에서만 앞섰던 것과 대조적이다.
의약・자동차・풍력 분야는 이러한 기술 충격의 대표 사례다. 먼저 미국의 제약 회사 머크(Merck)는 HPV 백신 ‘가다실(Gardasil)’의 중국 판매 둔화로 2024~2025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이노백스 바이오테크(Innovax Biotech)이 ‘세콜린(Cecolin 9)’을 가다실 대비 60% 낮은 가격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잠식했고, 중국 아케소(Akeso)는 임상시험에서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앞서 신약 ‘이보네시맙(Ivonescimab)’을 개발해 추가 충격을 주었다. 이와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로슈(Roche) 같은 유럽 기업들은 중국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하이브리드 분야는 가장 극적인 시장 변화가 나타나는 영역이다. 2025년 9월 기준 중국산 차량의 유럽 점유율은 7.4%로 급증했으며, BYD・체리(Chery)・립모터(Leapmotor) 같은 기업은 세 자릿수에서 네 자릿수에 이르는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통 유럽 업체 폭스바겐(VW),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떨어졌고, 중국 기업의 구조조정 기회를 언급하는 경고도 있다.
풍력 분야에서는 2024년에 글로벌 톱 10 터빈 제조사 중 6곳이 중국 기업이었고, 최초로 1~4위를 모두 중국 제조사들이 차지했다. 중국 내 막대한 설치량(연간 80GW)과 50%까지 저렴한 터빈 가격이 경쟁력을 강화한 가운데, 동방전기(Dongfang Electric)은 26MW급 세계 최대 출력의 해상풍력 터빈을 개발하며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배터리, 통신, 로봇, 자동화 장비, 태양광, 원전, 전력기기 등 다른 핵심 산업에서도 급속히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서방 기업들은 점차 더 많은 분야에서 기술・가격 경쟁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서방 기업은 ① 기술고도화 투자(특히 중국 내 R&D 확대), ② 비용절감 구조조정, ③ 전략적 제휴 강화 등을 통해 ‘자기 강화(self-strengthening)’ 전략을 취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 차원의 산업정책과 교육・역량 강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중국의 기술적 우위를 막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은 관세 인상, 기업 제재(Entity list), CHIPS법(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and Science Act)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유럽은 제한적 조치를 취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자는 유럽이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과의 격차가 더 벌어져 유럽 주요 기업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