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중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 등록일
2025-09-24
“청년 실업이 중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The 19 Percent Revisited: How Youth Unemployment Has Changed Chinese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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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Barclay Br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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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The 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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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5년 9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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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산하 중국분석센터가 9월 3일 발간한 「The 19 Percent Revisited: How Youth Unemployment Has Changed Chinese Society」는 중국 청년실업이 사회 전반에 미친 구조적 충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보고서는 먼저, 2025년 4월 중국국가핵공업집단(CNNC)의 채용 공고에 무려 120만 명이 몰린 사례를 제시하며, 안정적 일자리 경쟁률이 하버드 대학 입학보다 훨씬 높은 현실을 보여준다.
팬데믹 이후 16~24세 청년실업률은 공식 통계로 약 20% 수준을 유지했고, 2023년 21.3%로 최고치에 도달하자 국가통계국이 발표를 중단했다가, 이후 산정 방식 변경으로 수치가 낮아졌음에도 2025년 2월 기준 16.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실업률이 이보다 높다고 본다. 여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1,222만 명 졸업생 배출, 미·중 무역전쟁, AI 확산, 주택시장 침체, 소비 위축이 겹쳐 청년층의 ‘좋은 삶’ 이행 경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둘째, ‘내권(內卷, involution)’ 개념이 청년세대의 좌절감을 상징한다. 노동력에서 청년층 비중은 7%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직면하는 반복된 실패 경험은 사회 전반에 파급력을 갖는다. 교육 수준은 높지만 기회는 축소되어, 첫 사회 진입 경험이 좌절·거부로 점철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결혼·주택 구입 등 인생의 이정표가 지연되고, 소비 축소가 다시 경기 둔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실제로 2018~2022년 전체 소비 위축의 45%가 20·30대에서 비롯됐다.
셋째, 전통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기계화는 청년 고용난을 가중시켰다. 2019~2023년 동안 12개 노동집약 산업에서 340만 개 일자리가 줄었고, 기계화로 대체된 자리는 불안정한 ‘플랫폼경제’로 흡수됐다. 현재 약 2억 명이 각 노동에 종사하며, 1천만 명 이상의 음식배달 기사 중 20%는 대학 졸업자, 7만 명은 석사 학위자다. 하지만 배달업계는 임금 하락과 과로, 조직화 시도의 탄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고, 드론 배달 확산은 향후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대체할 전망이다.
넷째, 심리적·사회적 충격도 심각하다. ‘피로한 노동마’(workhorse)라는 신조어는 자기 탓을 하는 청년세대의 심리를 드러내며, 청년 자살·과로사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17~2021년 도시 청년 자살률은 두 배로 늘었고, 2024년에는 Shopee, iFlytek 등 IT 기업에서 과로사가 발생했다. 일부 기업은 ‘반(反)내권 정책’을 도입했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중공중앙기관지 『치우스(Qiushi)』마저 과도한 경쟁을 “산업·기업을 심각히 해친다”라고 지적했지만, 구조적 개혁은 대량 실업과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
다섯째, 청년들은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2023년 정치적 망명 신청자는 12만 명으로 후진타오 시절 대비 12배 늘었으며, 2024년에는 미국 남부 국경에서 적발된 중국인이 2만 5천 명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생활비 부담이 적은 청두나 헤이룽장 허강 같은 도시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청년실업이 중국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을 흔드는 잠재적 위협임을 지적한다. 과거 ‘성장의 성과’라는 사회계약이 흔들리면서 불평등을 개인의 탓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럼에도 청년층은 안정적 일자리를 얻기 위해 더 보수적·순응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당원 지원과 공공부문 취업 열기는 그 반증이다. 이는 체제 지지라기보다 불안의 표현이다. 결국 한 세대 전체가 ‘좋은 삶’에 대한 깊은 회의와 존재론적 불안을 안고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응 방식이 중국 사회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