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중용도 우주 인프라의 글로벌화
- 등록일
2025-08-27
“중국의 이중용도 우주 인프라의 글로벌화”
“China’s dual-use space sector goes glo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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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Meia Nouwe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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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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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5년 7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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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7월 17일 발표한 「China’s dual-use space sector goes global」은 중국이 지난 20여 년간 ‘우주강국(航天强国)’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우주 분야에서 민간과 군을 아우르는 이중용도(dual-use) 역량을 급격히 강화해 온 현황을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 확대는 단지 위성 발사나 과학기술 수준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군사적 정보 수집, 정찰, 통신, 미사일 운용 등을 포함하는 인민해방군(PLA)의 지능화 군사 전략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중국의 우주 전략은 국내 기반 시설 확충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한 우주 외교 확장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시행 중인 「국가 민간 우주 인프라 중장기 발전계획(2015–2025)」을 통해 지상과 우주, 해양, 공중을 통합하는 데이터 공유 기반의 '시스템 오브 시스템스(system-of-systems)'를 구축해 왔다. 이 시스템은 원격탐사, 텔레메트리(TT&C), 대형 레이더, 위성통제센터, 심우주 네트워크 등을 포함하며, 민간 위성 인프라로 포장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군사 감시·정찰과 미사일 운용, 지휘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기반으로 기능한다. 최근 중국은 SIGINT(신호정보) 수집능력을 갖춘 최신 해상지원함 ‘Liao Wang-1’을 건조해 2025년 4월에 취역시켰는데, 이는 PLA의 글로벌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다.
중국의 우주 전략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중국은 이미 남미,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태평양, 남극 등지에 총 18곳 이상의 해외 텔레메트리 지상국을 확보하거나 임대해왔다. 이러한 해외 기반 시설은 위성 추적 및 데이터 수집 기능 외에도, PLA의 미사일 실험이나 정찰 활동을 보조하는 중요한 군사 자산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예컨대, 스웨덴과 호주는 2020년 중국과의 지상국 임대계약을 중단했으며, 이는 지상국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반영한다. 반면 중국은 키리바시와 외교관계를 회복하여 남태평양 지역 지상국의 접근권을 다시 확보하는 등 전략적 외교를 병행하고 있다.
지상 인프라 외에도 중국은 해상에서의 보완적 추적망을 운영 중이다. Yuan Wang 시리즈 선박들은 지구 저궤도 및 중궤도 위성을 추적하며, ICBM 시험에도 투입되었다. 2025년 현재 Yuan Wang-3, 5, 6, 7호와 신형 Liao Wang-1호가 활동 중이며, 이들은 전략적 기항지를 통해 외교와 정보활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우주 실크로드’라는 명확한 개념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위성 공동개발, 데이터 공유, 우주인 훈련, 위성 발사 대행 등의 협력을 확장해 왔다. 2022~2025년 동안 중국은 13개국과 26건의 양자 우주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아르헨티나, 이집트, 파키스탄, 브라질, 러시아, UAE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다자적 우주 플랫폼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으며, BRICS 원격탐사 위성 포럼 및 공동위원회를 통해 비서방 우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향후 전략 역시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2024년 11월 중국 주하이에서 열린 상업 우주포럼에서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2026–2035년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중장기 우주 발전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계획은 위성 개발 허가 규제 완화, 상업 우주기업의 자격요건 폐지, 허가 절차 단순화, 데이터 응용 협력 확대, 그리고 ‘해외 지상국 네트워크의 다지점 운영 능력 강화’를 명시하고 있으며,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우주를 새로운 전략적 공간으로 인식하며, 기술 개발과 외교, 군사적 활용을 통합한 종합적 우주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민군겸용 인프라의 확장과 이를 통한 글로벌 영향력 투사는 향후 미국 및 동맹국들과의 경쟁을 한층 더 격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중국 우주 전략의 본질은 단순한 기술 자립이나 경제성장 동력 확보가 아니라, 정보통제력과 전략자산의 글로벌화라는 군사-지정학적 목적에 더욱 가깝다.

